많은 사람들이 태교 여행을 간다고 한다.
칸쿤이나 하와이같은 휴양지를 많이 가는 것 같다.
나도 모르게 은근히 부러웠던 건지, 말로는 안가도 된다고 말했지만 마음으로는 엄청 여행을 가고싶었다 ㅠㅠ
이런 내 맘을 알아챈건지 남편이 태교여행을 가자고 해줬다 헤헤
올란도 디즈니월드, 칸쿤, 하와이, 마이애미 비치, 밴프 등등 많은 장소가 물망에 올랐다.
개인적으로 휴양지는 임산부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모기, 벌레 바이러스에 걸릴 것 같은 두려움이 있었고
(지카 바이러스. 요즘엔 괜찮다지만 괜히 불안한 마음)
그래서 병원도 잘 되어있는 도시 쪽으로 가고싶었는데, 뉴욕이나 LA는 이미 가봤고
토론토에서 가까우면서도 우리 둘다 안가본 시카고에 가보기로 결정했다! (비행기로 2시간정도)
마침 시카고에 남편의 친한 형이 살고 있어서 이것저것 도움도 받고 장소 추천도 받았다.
아쉬운 점은 내가 휴가를 많이 못 내서 아주 짧게, 1박 2일로 다녀와야 한다는 점!
하지만 오히려 좋았던게, 임산부가 긴 여행길에 올라서 뭐하랴..
빠르고 짧게 여행을 마치고 올 수 있어 오히려 다행이었다.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ㅋ)
9월 말, 임신 26주 일때 주말에 여행을 가게되었다.
태교 여행 추천시기는 임신 중기인 16주에서 28주라고 한다.
이때가 입덧도 어느 정도 끝나고, 어느 정도 안정기에 들어선 때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입덧을 하고 있긴했다 ㅎㅎㅎ
*임산부 태교여행 팁*
공항에서 임산부인 것 알리기.
압박 스타킹 챙기기.
비행기에서 걷기도하기.
다리 마사지 자주하기.
입덧이 있다면 휴대용 비닐봉지 꼭 챙기기.
무리하지않기.
마음 편안하게 여행 즐기기.
아무튼 대망의 여행날이 오고, 우리 부부는 오전 10시쯤 집을 나섰다.
차에서 신나는 노래를 들으며 피어슨 공항 도착.
그리고 처음으로 발렛 파킹을 맡겼는데 아주 편했다.
공항 주차장에 차를 대주는데 귀국 후에 차를 픽업해서 귀가하면 된다.
주말이라 꽤나 붐비던 공항.
나는 너무 오랜만에 오는 공항이라 들뜨고 설렜다! >_<
임산부가 된 후 처음으로 하는 여행이라서, 인터넷으로 이것저것 찾아봤는데,
공항에서 미리 임산부인걸 알리는 게 좋다고 한다.
그래서 체크인할때 미리 임산부인걸 말했고, 몇주인지도 말해줬다.
어떤 항공사는 몇주 이상된 임산부는 비행기에 태워주지 않을 수도 있으니 미리 체크해보길 추천.
검색, 수색대에서도 혹시 엑스레이같은걸 찍을 까봐 미리 임산부라고 말했다.
무사히 검색대를 통과하고, 마지막으로 보딩 전, 승무원들에게 임산부라고 알렸다.
이때 승무원 재량에 따라서 혜택이 주어질 수도 있고 안 주어질 수도있다.
큰 기대는 하지말고 해주면 고맙고 안해주면 안해주는 걸로 받아들이길.
우리 같은 경우, 편의를 봐줘서 먼저 보딩 할 수 있게 해줬다.
우리는 유나이티드 에어를 타고 가게되었다.
비행기가 두시간이나 딜레이 되어서 스케쥴에 차질이 생겼다.
안그래도 빡빡한 스케쥴이어서 조금 속상했지만 어쩔 수 없지. 취소 안된게 어디야.
휠체어를 타신 분들이 먼저 탑승하고, 바로 다음으로 우리가 탑승.
아주 작은 비행기였는데, 어쩌다보니 우리가 제일 끝자리에 타게 되었다.
근데 우리 옆자리에 아무도 앉지 않아서 나는 발을 뻗고 갈 수 있었다ㅎㅎ
이게 다행이었던게, 나는 임신 중기부터 다리에 자주 쥐가 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압박 스타킹도 신고 자주 다리를 주물러 주고 있다.
비행기를 타면 다리 혈액순환이 잘 안되서 압박 스타킹이 필수라고 한다.
(압박 스타킹 착용모습)
나는 압박스타킹도 신고 남편이 다리를 자주 주물러줬다.
친절하시던 승무원 분들 ..
그리고 드디어 뜬 비행기!
26주인데도 입덧이 아직 있어서, 혹시 몰라서 오전에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토할까봐..
특히 비행기에서 토하면 여러가지로 민폐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때가 이미 오후 12시 넘은 점심시간이어서 나는 무척 배가 고팠었다.
그때 마침 비행기에서 스낵을 나눠줬다. (짧은 비행이라 식사는 없다)
이때 창밖의 구름을 보면서 먹던 이 스낵이 어찌나 맛있고 행복하게 느껴지던지..
뱃속의 아이와 함께 처음으로 떠난 여행, 아주 오랜만에 탄 비행기, 처음가보는 여행지, 남편과 함께하는 순간.
모든게 행복했던 것 같다!
(여행 후기에 하게 될 고생은 전혀 모른채...^^)
2시간 정도 비행을 했고, 드디어 시카고에 도착!
Chicago O'Hare International Airport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 도착했다.
체스판 같던 공항 바닥이 기억에 남는다.
뭔가 미국 영화에서 보던 공항 느낌.
사람들의 분위기도 토론토와는 사뭇 다르다.
지하철을 타려고 가던 도중 레고 자판기를 발견.
신기했다 ㅋㅋ
일단 우리의 첫 번째 목적지는 시카고 미술관.
일정이 아주 빡빡해서 빠르게 움직이려고 했다.
사실 점심으로 시카고 피자를 먹고 가려고 했는데, 비행기 딜레이 때문에 일정이 지체.
스킵하고 미술관부터 가기로 했다.
시카고 지하철 티켓 머신. Ventra라고 하나보다.
얼마전에 토론토의 TTC가 북미에서는 제일 좋은 교통기관 이라고 들었는데 (말도안돼)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
공항에 연결되어있던 O'Hare 역으로 바로 내려와서, 지하철을 탔다.
토론토 지하철과 달랐던 점.
지하철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지상으로 아주 자주 달린다. 물론 토론토 지하철도 지상으로 다니긴 하지만 시카고 지하철이 지상으로 더 오래 다니는 느낌? 길이 신기하게 되어있었고, 심지어 주택집의 바로 옆을 지나서 깜짝.
지하철을 타고가는데 바로 옆에 집과 건물이 있어서 신기했다.
그리고 토론토 지하철이 더 좋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
너무 심하게 덜컹 거린다..ㅋㅋ 처음에는 사고 난줄 알았다. 마치 놀이기구같이 덜컹덜컹 쿵쿵 거렸다. 길이 거친건지...
나는 깜짝놀라서 그때마다 남편 팔을 꼭 잡았는데, 시카고 현지인들은 익숙해보였다.
지하철 내부도 TTC가 조금더 깨끗했던 것 같다.
시카고 미술관 근처에서 내려서 걸었다.
아직까지는 크게 피곤하진 않았다.
그래도 여행오기전에 많이 걸어서 걷는데 익숙해져 있었다.
거리를 걷는데 토론토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분위기가 신기하고 재밌었다.
이 날 날씨가 썩 좋진않았지만 비는 오지않아 다행이었다.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시카고 미술관 도착!!
미국의 3대 미술관 중 하나라고 하는 바로 그 미술관!
(다른 두 곳은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보스턴의 보스턴 미술관인데 나는 럭키하게 둘다 가봤다.)
유명 작품들도 다수 전시되어있어 꼭꼭 와보고 싶었다.
특히 유럽의 모네, 르누아르, 고흐, 고갱 등 인상파 미술작품이 많이 모여있다고 한다.
인상파 작품들은 아주 아름다워서 인기가 많다.
어쩌다보니 미술과는 관련없는 일을 하고있지만 나는 전공이 미술역사 ㅎㅎ
그래서 그런지 여행지에 가면 미술관에 꼭 가보고싶어진다.
참고로 미술관이 오후 5시까지 밖에 열지 않아서 더욱 급하게 왔다.
이때 이미 3시가 거의 다 되어 가고있었다.
미술관 맵과 안내만봐도 건물의 큰 스케일을 알 수 있었는데,
이때 나는 마음이 급했다. 왜냐하면 일정이 지체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명하고 내가 관심있는 작품 위주로만 빠르게 보기로 결정했다.
시간이 있었다면 더 여유롭게 다녔을 텐데.
인상주의 화가 코너에 왔더니 역시나, 사람들이 엄청 붐볐다.
특히 유명작품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주중에도 관광객으로 붐비는지 주말이라서 그런건지 궁금했다. (이때는 토요일)
아름다운 미술 작품들에 둘러쌓여있으니 뭔가 기분도 좋고 행복했다.
피에르 어귀스트 르누아르
<바느질하는 젊은 여인> (1879)
르누아르의 그림들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색감이 어찌나 아름답고 조화로운지. 보기만해도 행복해진다.
미국의 여성 화가 메리 카사트
<아이의 목욕> 1893
한쪽 그림은 기억이 잘..
엄마와 아이의 그림들이 몇 점 보였는데, 그때마다 멈춰서서 보게되었다.
나도 곧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서 그런지 더 눈길이 가고 마음이 갔다.
정말 아름다운 한 장면이다.
그리고 잠시 들른 동아시아관.
중국과 일본 작품들이 주로 차지하고 있어서 왠지 망연자실.
분명 한국 작품도 어딘가 있을텐데 찾지 못했다.
특히 이날 일본 우키요에 특별 전시가 있어서 아시아관이 길고 긴 줄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그랜트 우드
American Gothic Farmer with Pitchfork (1930)
에드워드 호퍼
Nighthawks (밤샘하는 사람들) (1942)
너무나 유명한 두 작품.
이 작품들을 실물로 볼 수 있다니.
그리고 인상주의에 빠질 수 없는 모네.
모네 전시관은 정말 사람이 많았다.
몽환적이고 부드러운 색감이 정말 아름답다.
보기만해도 마음이 편안.
르누아르
Two sisters (1881) 두자매.
너무 마음에 들었던 르누아르 작품.
포스터를 사오고 싶었지만 짐 차지할까봐...
이 작품이 시카고 미술관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것 같다.
빨간 모자의 포인트 때문일까?
너무 예쁘다.
말이 필요없는 반고흐의 자화상.
이 작품 근처에 사람이 제일 많았던 것 같다.
그림은 생각보다 아주 작았다.
미술관의 작은 묘미.
굿즈 기프트 샵에 왔다.
갖고싶은게 정말정말 많았지만,
돈을 많이 안쓰면서 실용적이고 예쁘고 작은 기념품 한두개만 사기로.
엽서, 코스터, 포스터, 책갈비 등등 너무 많아서 고르기 힘들었다 ㅠㅠ
친구에게 줄 책갈비 몇개와 유명 미술 작품들을 모아둔 코스터 세트 한개를 샀다.
미술관이 커서 걸어다니느라 조금 지치기 시작.
남편은 미술관에 크게 관심이 없는데, 나의 태교여행이어서 같이 와줬다 ㅋㅋ
근데 막상 오니 즐겁게 구경하는 남편이 귀여웠다.
남편은 더 구경하고 보라고 했지만, 슬슬 미술관을 나서서 숙소로 가기로 했다.
우리의 숙소 Palmer House a Hilton Hotel.
다운타운 거의 중심가에 있었던 호텔. 미술관에서 걸어서 5분이었다.
일단 힐튼이고, 숙소도 좋아보이는데 저렴한 편이어서 1박으로 예약.
로비가 후황찬란했다.
체크인 하는 줄이 꽤나 길었다.
숙소 내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에 시카고 올때는 다른 곳에 갈 것 같다..ㅋㅋ
역사가 깊은 호텔이어서 그런지 오래되어 보였고,
그렇게 깨끗하지 않았다. 특히 화장실 청소가 덜 된걸로 보였다.
그래도 하루 정도 묶고 잠을 잘만한 곳은 되었다.
오자마자 피곤했던 우리는 누워서 쉬었고
나는 다리에 쥐가 날까봐 열심히 주물렀다.
조금 쉬고 저녁을 먹으러 나가기로 했다.
시카고의 교통은 꽤나 혼잡했다. 뉴욕만큼은 아니었지만 그 바로 밑에 정도는 되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먼거리라 지하철을 탔지만, 이 이후로 우리의 주 교통수단은 우버였다.
임산부인 나를 위한 배려.
교통에 대해 말하자면, 뉴욕에서 놀랐던 것은 제이워크 (무단횡단)가 일상인 것 같았다 ㅋㅋ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무단횡단을 한다. 운전할때도 서로 아주 많이 끼어든다.
작년에 한국갔을때 한국 교통도 은근히 놀라웠었다. 여러 차들이 한꺼번에 유턴하는게 신기했다.
시카고는 뉴욕만큼은 아니지만 차들이 많이 끼어드는 것 같았고 조금만 늦게 출발해도 사람들이 경적을 자주 울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에 비하면 토론토는 아주 평화 그자체.
토론토는 사람들이 경적을 그렇게 자주 울리진 않는 것 같다. 무단횡단도 뉴욕만큼 하지는 않는다.
아무튼 우리는 식당에 도착.
시카고 피자를 먹어보기로 했다.
루 말나티스 Lou Malnati's
유명 시카고 피자집 중 하나라고 한다.
꼭 시켜야할 메뉴는 샐러드와 딥디쉬 피자라고한다.
시카고에 사는 친구에게 같이 저녁 먹자고하니 피자는 너무 많이 먹어서 괜찮다고 했다 ㅋㅋ
저녁먹고 만나기로했다.
일단 샐러드 부터 나왔는데, 맛있었다.
어떤 사람의 후기를 보니 이 샐러드때문에 이 식당에 자주 온다고 했다.
솔직히 나는 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남편은 샐러드를 아주 맛있게 먹었다ㅋㅋ
내 입맛 때문일 수도있다 입덧 중이라 평상시 입맛과 다르다.
그리고 딥디쉬 피자가 나왔다.
소문대로 아주 두꺼운 파이같은 피자가 나왔다. 이게 바로 시카고 피자!
나는 피자는 정말 맛있게 먹었다.
처음 먹어보는 피자맛이었다. 추천!
다시 오게 된다면 종류별로 피자를 다 맛보고싶다.
난 입덧 중이라 많이는 못먹었다.
많이 먹게되면 토하기 때문에 ㅠㅠ
시카고 여행 1탄은 여기서 마무리.
이제 본격적인 여행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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